'이변 승부사' 키스, 생애 첫 호주 오픈 우승컵에 입맞춤

'이변 승부사' 키스, 생애 첫 호주 오픈 우승컵에 입맞춤

'이변 승부사' 키스, 생애 첫 호주 오픈 우승컵에 입맞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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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호주 오픈 결승에서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를 이긴 뒤 우승컵에 키스하고 있는 매디슨 키스/로이터 연합뉴스

7년 4개월 만이었다. 눈앞에서 놓쳤던 메이저 우승컵에 고대하던 ‘키스’를 했다. 세계 14위 매디슨 키스(30·미국)가 2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25 호주 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를 세트 점수 2대1(6-3 2-6 7-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50만호주달러(약 31억6000만원). 토토사이트


2009년, 14세 어린 나이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키스는 그동안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 대회에서 통산 9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17년 US 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결승에 올랐는데 슬론 스티븐스(32·미국)에게 0대2로 완패해 준우승에 만족했다. 이듬해 호주 오픈 8강, 프랑스 오픈과 US 오픈 4강에 오르며 약진했지만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그는 이번 호주 오픈에서 긴 아쉬움을 털어냈다. 장장 7년 4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 결승 무대를 밟은 것. 이는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1968년 이후 메이저 대회 결승에 처음 출전한 뒤 두 번째로 결승 무대를 밟을 때까지 가장 오랜 기다림으로 테니스 역사에 남았다.


결승 상대는 호주 오픈의 절대 강자 사발렌카. 2023년과 지난해 호주 오픈을 제패한 그는 1997~1999년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 이후 26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식 3연패(連霸)에 도전하던 중이었다. 지난해에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무실(無失) 세트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다. 경기에 앞서 사발렌카의 낙승이 점쳐졌던 이유다. 토토사이트


하지만 키스는 첫 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상대 서브 게임을 따내는 것)에 성공하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특유의 공격적인 서브로 3연패 달성 꿈에 젖어 있던 사발렌카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서브 에이스를 6개 꽂아 넣으며 사발렌카(3개)를 압도했다. 첫 세트를 가져간 키스는 강력한 스트로크로 무장한 사발렌카에게 2세트를 내줬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12번째 게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마지막 포핸드 공격을 상대 코트 왼쪽 구석에 집어넣으며 승리를 따냈다.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거머쥐는 순간 키스는 두 손을 번쩍 들더니 이내 오열했다. 남편이자 코치인 비욘 프란탄젤로를 껴안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키스는 ‘이변의 승부사’였다. 결승과 준결승에서 세계 1위 사발렌카와 세계 2위 이가 시비옹테크(24·폴란드)를 잡으면서 2005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20년 만에 호주 오픈에서 세계 1~2위를 모두 물리친 여자 선수가 됐다. 32강에선 세계 11위 대니엘 콜린스(32·미국), 16강에서는 2022년 윔블던 챔피언 세계 7위 옐레나 리바키나(26·카자흐스탄)를 무너뜨리는 등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을 제물로 삼고 승승장구했다.


키스는 이날 우승컵에 입을 맞춘 후 “눈물이 또 나올 것 같다. 눈물 없이 지금 이 순간을 넘길 순 없다”며 “세상을 다 가진 기분 같다”고 했다. 한동안 스티븐스와 벌였던 2017 US 오픈 결승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는 그는 어느 순간부터 메이저 대회 우승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았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윔블던 대회가 터닝 포인트가 됐다. 토토사이트


키스는 2024 윔블던 16강전에서 3세트 도중 다리 부상으로 기권패했다. 그는 “그 부상 이후로 나 자신을 조금 더 찾기 시작했다”며 “우승에 대한 걱정이나 긴장감을 떨쳐버리고 현재에 집중했다. 코트에서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테니스 그 자체를 즐기려 했다”고 했다. 10대 시절 차세대 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챔피언으로 불렸던 키스는 30대에 접어드는 올해 호주 오픈 정상에 오르며 자신의 미래를 밝혔다. 그는 여전히 최고의 테니스를 선보일 수 있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서 승부처마다 되뇌었다는 주문이 힘을 내게 한다. “지금 이 순간, 용감하게, 모든 걸 다 쏟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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